
코로나19가 갈라놓은 사이, 지쳐가는 내 연애.
오늘 이 글은 쓸까말까 한 3일간 매일 5분정도 고민했는데, 그래도 쓰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써본다.
내 블로그가 상위노출은 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댓글을 달아주는 분은 구독해주시는 분들만 가능하니까,
공감댓글 같은 것은 많이 받지 못할지라도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낫겠지 싶다.
D가 훈련을 간지 벌써 두달이 다 되어간다.
D와 마지막으로 만난건 7월 마지막주였던 것 같은데,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얼굴도 기억안난다고 하고싶다.
훈련을 가서 연락도 잘 안된다.
원래 훈련을 가면 연락이 잘 안되는건지는 모르겠다.
여기저기 커뮤니티 찾아보며 알아 볼 수 있겠지만 일부러 알아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내 맘이 이러쿵저러쿵 왔다갔다 하는 것도 싫어서다.
8월 중순에 다른 나라로 훈련을 갔다.
2주동안 훈련을 한다고 했고, 훈련을 가자마자 연락이 안됐다.
예전에 아버지 장례식으로 미국에 갔을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사촌의 휴대폰을 빌려서 약 일주일 후부터 연락이 왔다.
장례식은 상황이 그러니 이해했다.
사실 휴대폰을 왜 안가지고 가는지 이해는 안갔지만, 묻지도 않았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니까, 가깝게 지냈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휴대폰을 챙길 여유가 없었을테니까.
그런데 이번에 훈련을 가면서도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았나보다.
훈련을 가던 날 새벽 4시,
"Good morning and have a wonderful day beautiful"
이 말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없었다.
2주동안 간다고 했으니 2주 기다려보기로 했다.
2주는 빠르게 그러나 느리게 갔다.
2주가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일인가...
훈련을 가서 다치기라도 한 것인가?
코로나때문에 훈련에서 돌아와 격리 중인가?
많은 생각을 했지만, 그냥 기다려보기로 했다.
일주일정도 지났을 때, 스냅챗이 왔다.
역시나 휴대폰은 가지고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했던 말은 이랬다.
"보고싶어, 지금 나 다른 곳이야. 또 다른 훈련 시작했어. 휴대폰은 가지고가지 않아서 연락을 못했어. 그리고 지금 비공개훈련이라 휴대폰 사용도 어려워. 자기랑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미안해."
그나마 안심이 되는 연락이었다.
하지만 나와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은 순간적인 분노가 끓어오르는 말이었다.
속으로 여러가지 답장을 떠올려봤다.
"그래서? 그게 지금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지금 나보고 그냥 널 기다리기만 하라는거야?"
"여기서 그만하는게 낫지 않겠어?"
등등...(사실 이거보다 많았는데 지나고나니 나쁜말은 기억도 안나네)
하지만 나는 참고 참아서 이렇게 답장했다.
"그래서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은? 그게 전부야 자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고보니 위에 말들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만 영어로는 조금 귀여운척 함
그랬더니 D는 지금 우리 상황에 현실적인 말을 해준거고, 코로나 때문에 훈련 스케줄도 엉망이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이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어차피 한국에 있는 베이스도 모두 락다운 되어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있으니 살아있다는 것만 알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도 이해를 하니, 그저 보고싶기만 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약 10일정도는 하루에 한두번씩 꾸준히 연락을 했다.
10일 후 다시 연락이 끊겼다.
나는 보통 연애를 할 때 상대를 보채는 타입이 아니라, 대부분 수용하는 편이다. 수동적이라는 뜻이다.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요구하지 않고 상대가 의견을 피력 할 때까지 대부분 기다린다.
그 이유는, 나의 모든 일에 이유가 있는 것 처럼 상대의 모든 행동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제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연락이 아무런 예고없이 끊기는 것은 내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서 바로 어제 일요일에 다시 연락이 왔다.
훈련 중인 곳에 시그널이 잡히지 않아서 연락을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어제까지 상황을 적어놓고 보니,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맞고, 내 안에 있는 해결책을 따라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휴 난 역시 ISTP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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