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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연애!

[국제연애] 오해로 시작된 인연

by 선문장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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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와 나의 첫 카톡

 


D와 나는 데이팅앱 미프Meeff를 통해 만났다.

 

틴더도 사용해봤지만 내가 한 2~3년 전에 쓸 때랑은 다르게 외국인보다 한국인을 더 많이 볼 수 있었고

뭔가 다 페이크 계정같이 보여서 거의 98% 정도를 왼쪽으로 스와이프 했다.

 

Meeff는 외국인친구/데이트상대 를 만나는게 목적이고, 한국에서 만든 앱이라고 알고있는데

그런만큼 외국인이 많고, 처음 설정 시 '같은국적'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설정하는 옵션이 있어서 그걸 눌러놓고 시작했다.

 

한국인을 만나기 싫다거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영어로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 옵션을 선택했다. 그래도 외국 국적으로 설정해둔 한국사람들은 종종 보였다. 대다수가 교포.

 

여자사람인 외국인 친구도 만들고 싶었는데, 사실 그쪽으로는 어떻게 친해지는지 도통 감을 못잡겠다.

말을 트는 것도 그렇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마찬가지. 여사친은 우리나라 사람과 필리핀쌤들로 만족해야하나봄

 

틴더와 마찬가지로 상대가 나를 '좋아요' 해서 나에게 떴을 때 나도 '좋아요'를 누르면 양쪽 누구나 대화를 시작 할 수 있다. 

 

내가 '좋아요'를 누르는 내 나름의 기준은

 

  • 본인사진 최소 2장 이상(화질이 별로면 인정안함): 인상을 보기 위함. 특히 눈.
  • 자기소개 글 내용: 무엇을 쓰던간에 진심이 보여야 함

 

 

딱 이 2가지였다.

 

그리고 나는 데이팅앱에 보통 얼굴사진만 올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1) 예전에 선배가 브런치가게에서 찍어준건데 상체가 도드라지게 나온 사진과, 2) 스노우셀카를 통해 재간둥이임을 뽐내는 사진 그리고 3) 원피스를 입고 밝게 웃으며 찍은 사진까지 총 3장을 올렸다.

 

참고로 외국인들은 데이팅앱 속 상대프로필을 통해

 

 

  • Social person 
  • 전신사진 유무 

 

 

이 정도를 본다고 어디 다른 분 블로그에서 봤다.

 

Social 한 것을 보는 이유는 막 외톨이 같은 느낌? ㅋㅋㅋ 히키코모리같은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함인 것 같은데 이를 위해서는 보통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올리는 얼굴만 나오는 셀카 같은 사진은 지양하고

 

Social한 느낌을 주기 위해 누군가와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게 좋다고 한다. 혹은 누군가가 찍어준 내 모습이 담긴 사진.

막 파티같은데서 혹은 여행지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찍은 사진 그런거!

 

그리고 전신사진 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외국인들의 미적기준은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ㅋㅋㅋ)

내가 몸매는 자신없고 얼굴만 자신있다거나(나? 과연?) 이런 경우에도 웬만하면 전신사진을 올리는게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아무튼 나는 원피스를 입고 상체가 부각되는 느낌의 사진을 메인사진으로 걸었는데,

그 사진을 보고 D가 나를 좋아요 했고, 나도 D의 다양한 사진과 대략 5~6줄 정도 되는 간단한 자기소개, 취미 등의 글을 읽고 D를 좋아요 했다.

 

그때가 미프를 시작한지 한 5~6일 정도 됐던 것 같다.

 

D와 대화를 하기 전에 나는 무슨 철벽을 그렇게 치는지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읽씹했고, 카톡으로 넘어가는 것도 하루이틀정도 얘기해보고 카톡아이디를 주고받는 편이었다. 사실 언어가 네이티브 수준이 아니다보니 티키타카 주고받을 수 있는 확률도 매우 낮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외국인이다 싶으면 옐로피버가 아닐까? 싶은 의심에 가득 차서 경계하는 경우가 많았다.

 

 

I 의심 You. Flex

 

 

워낙 이상한 사람이 많다보니 계속 경계하고, 또 경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보통 대화 물꼬 트자마자 "내일 커피 마실래?", "내일 맥주 한잔 할래?" 이러는 경우도 많고

나는 매번 "너무 이르지 않니?", "내일은 안되고 다음에" 를 시전.

 

그러니 대화가 계속 이어질리가 없었다 ㅋㅋㅋㅋㅋ 네, 다음 솔로.

 

그러던 중 D를 발견했고, 아니지 사실은 D가 나를 발견했고 나도 나를 좋아요 한 D를 좋아요 하고 대화가 시작되었다.

 

미프 앱을 삭제해서 기억이 희미하긴 한데, D의 첫 인사는

 

I've been waiting for you
-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고 서로의 간단한 직업소개 후 카톡으로 넘어가자는 D의 제안을 웬일인지 흔쾌히 받아들였다.

ㅋㅋㅋㅋㅋ 경계심해제 무엇? 아마 밤 시간대라 센치해서 그랬나봄.

 

메인사진에 나와있듯이 내가 D의 카톡 ID를 받아서 대화를 시작.

 

새벽이라 자야지 싶었는데, 대화가 은근히 길어졌다.

 

 

 

 

 

카톡 내용이 조금은 남사스럽긴한데(ㅋㅋㅋㅋ), 사실 처음부터 저렇게 칭찬을 하는게 좀 불쾌했다.

그렇지만 최근 쎈언니 유툽을 보고 저 칭찬이 나쁜 뜻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

 

 

 

 

ㅋㅋㅋㅋㅋ 처음보는 사람은 링크 들어가서 보면 제목보고 뜨악 할 수 있지만

외국인과 썸타는 사람에게 내용은 참으로 실하다는 것.

 

 

저 카톡을 처음 나눌 당시에는 좀 불쾌함과 갸우뚱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면서 이어갔고

 

 

 

 

ㅋㅋㅋ 그냥 아무말대잔치로 "그래, 그럼 너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인지 한번 보자" 하고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D가 나를 정말 불쾌하게 만든 결정적 한마디는 아래사진의 첫마디.

 

 

 

 

 

 

"너 보통 네 boobs를 칭찬하는 남자를 만나니?"

 

 

이게 맞는 해석인지는 뭐.

 

당시에는 비몽사몽에 "너 보통 남자들한테 Boobs에 대한 칭찬 받니?"

대충 이런 뜻으로 이해하고나니 왠지 기분이 별로였다.

 

우리나라는 상대의 신체? 특히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고

성희롱으로 여겨지는 인식 때문에 D의 칭찬을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D에게 That's enough today. 라고 했다.

내 생각은 대화 첫 날 이정도 얘기하는건 너무 Too much라고 생각을 했기에 그만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 내일 쉰다며... ㅋㅋㅋㅋㅋㅋ 계속 대화하자는 D

 

그래서 결국 오늘 더 이상 얘기 그만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한마디 더 얹었다.

 

 

 

 

 

너 이런식으로 말하는거 자제해야돼? 이런 식으로 말한듯.

그랬더니 D가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나는 우리 중 아무도 이런 주제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 적이 없지 않냐며 ㅋㅋㅋㅋ 세상 닫힌 여자처럼 말함

 

그리고는 속으로 '너 ㅃㅇ' 했는데 다음 날 저녁이 다 되어서 연락이 왔다.

그래서 답을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D에게 솔직한 내 생각을 말했다. 

 

 

 

 

 

내 생각에 우리는 이정도에서 그만하는게 맞는 듯. 어제 너가 한 말들은 내가 너같은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 난 너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바로 사과하는 태도는 참 좋지만, 너처럼 여자들을 대하는 사람은 별로야. 너가 여자를 나쁘게 대한다는 뜻은 아니고! 너랑 맞는 여자 만나!

 

 

그런데 D도 화가 난 것인지, 이해가 안가는 것인지. 아님 둘 다인지 ㅋㅋㅋㅋㅋㅋ 계속 나에게 물어봤다.

대체 "나같은 사람"이 뭐냐고.

 

뭐긴.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 하는 사람이지 ㅡㅡ 하고 속으로 개빡쳤지만 차분하게 얘기하고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와 나는... 겁나 편지처럼 장문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고,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설명을 하는 D의 의견에

어느정도 수긍하며 이해를 하려고 했다.

 

D도 내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고 한 것 같다.

 

지금 예전 카톡 올려보니 D가 장문으로 자기 입장 설명하려고 애쓴게 왜 이렇게 많은거야.

미.. 미안...

 

한참을 다시 대화하다가 D가 나에게 

 

Can we start afresh as friend?

 

 

라고 물어봤고, 나도 Okay. Let's try(새침하게)라고 하며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위 캡쳐본에는 없지만 D가 나를 이해시키려고 본인의 입장을 설명한 말 중 'American은 이렇다' 라는 것이 약간 '미국인은 원래 그래' 라고 일반화 시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것이 다 케이스바이케이스 인 것을. 왜 '우리는 이래' 로 일반화 시키는지 이해가 안갔고,

이런 사람과는 대화하기 어려울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반화의 오류' 를 사전에서 검색해서 ㅋㅋㅋ D에게 보냈었음.

그 영어단어가 내 뜻을 잘 전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내가 위에 링크 한 이벳언니의 영상을 보면 댐!!!!

 

이 영상을 보면 이해하겠지만, 미국에서는 이성에게 마음에 드는 요소가 무엇이 되었건

창친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이고 그게 호감을 표현하는 일이라면 Thank you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는 점.

 

"네 엉덩이 정말 멋지다"

"네 가슴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해"

 

등등... 사실 우리는 초면에 뜨악 할 수 있는 칭찬이지만 ㅋㅋㅋㅋㅋㅋ

어떤 남녀가 서로에게 맘에 드는 부분이 없는데 칭찬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 D에 의한 해명.(Whatever)

 

물론 상대가 안좋게 느꼈다면 그건 안좋은 것이 맞으니 칭찬을 한 사람도 사과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D가 나에게 바로 사과를 했듯이.

 

D가 내 신체적인 조건에 끌려서 좋아요 를 눌렀고, 나도 D의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함께 좋아요 를 누르며 시작된 인연이며 우리가 결국에 실제로 만나서 서로에게 더욱 끌려 지금에 이르게 되었으니 난 그때 내가 D를 바로 차단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D도 내가 당시 바로 안녕을 고하지 않고 한번 더 대화 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만나며 또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서로간에 생기는 오해를 이해로 바꾸게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이렇게 시작했고, 시간이 슝슝 흘러 지금도 만나고 있다.

 

 

 

이 다음에는 D와 나의 데이팅(썸) 기간에 생긴 일을 간단하게 써볼까 한다.

 

 

 

오늘은 D가 한국에 돌아오는 날♥

 

하지만 2주 격리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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